책표지 디자인 연습 <결정의 원칙> 리디자인
시각디자인학과 수업 시간에 듣는 수업 중 <빅아이디어 디자인>이라는 과목이 있다.
졸업작품으로 개발해야 하는 수업이다 보니, 난이도가 가장 높은 편이라 졸업학기를 맞이해 수강하고 있는데,
디자인에 담긴 의미를 직접 탐구하며 기획해보는 기회여서 매번 재미와 긴장감이 공존한다.
이번에 수행한 과제의 주제는 <관찰>이었다.
대상물의 크기와 시점을 극적으로 변화시켜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보는 작업이었는데,
책의 핵심적인 내용을 담아 표현하는 과제였다.
수업을 들으며 가장 먼저 떠올랐던 책이 바로 인플루엔셜의 <결정의 원칙>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제목에 나온대로 역사를 바꾼 18가지 영향력 있는 결정들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그리고 그 결정권자들의 태도가 어떠했는지를 고찰하며 독자들에게 각자만의 '결정의 원칙'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본 순간 굉장히 임팩트가 있어서 오랫동안 들여다 봤던 기억이 난다.
체스의 말 '나이트' 실사 이미지를 활용한 구성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블랙과 채도 높은 레드컬러를 활용한 색의 조합이 '결정'이라는 행위의 무게감을 나타내는 듯했다.
과제의 수행방법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했다.
1. 책 선정 및 줄거리 요약
2. 주요 키워드 발상
3. 핵심 키워드 추출
4. 관련 이미지 서칭
5. 스케치
6. 디자인 작업
책의 줄거리
대담한 결단력, 위험을 무릅쓰는 무모함, 내면에 귀 기울이는 힘!
저자는 역사를 뒤흔든 결정 속에서 위대한 의사결정의 원칙 18가지를 엄선해 제시한다.
루비콘 강을 건넌 카이사르부터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한 트루먼, 탈레반에 맞서 싸운 말랄라까지
역사의 판도를 바꾼 이들의 결정, 그 이면의 동기와 원칙을 추적하여
오늘날 적용 가능한 불변의 '결정 인사이트'를 전한다.
키워드 발상
미래, 역사, 방향, 길, 무게, 갈림길, 이정표, 시간, 가리키다, 손가락, 회의, 점-선-면, 혁신, 지도, 가치관, 비전, 목적, 나침반, 오아시스, 사막, 빛, 전구, 경로, 발자국, 신발, 바둑, 장기, 일기, 성격, 지향, 깃발, 화살, 총, 총구, 다트판, 펜촉, 서명, 만년필, 독립, 폭탄, 다이아몬드
이 중 최종적으로 선택한 키워드는 서명과 만년필이었다.
역사를 바꾼 이들은 대게 높은 위치에서 큰 결단을 한 이들이다. 특히 책의 첫 번째 목차를 구성하는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원자폭탄 투하 결정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 그가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하며 서명을 하기 전까지 얼마나 큰 부담감과 공포심을 이겨냈을지 생각하며 키워드를 골랐다.
여러 스케치를 거쳐 나온 시안들은 아래와 같다.
1안.
깃털 펜의 이미지에 필기체로 타이틀을 적어낸 시안이다. 종이의 질감을 배경으로 표현했지만 워낙 밋밋한 느낌이 강해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서명을 배경에 더했다.
그래픽 요소들의 배치나 여백에서 느껴지는 휑함을 없애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2안.
만년필의 펜촉을 극적으로 확대하였고,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느낌을 주어 결정의 엄청난 무게감을 표현하고자 했다.
초반에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디자인을 해놓고 보니 <결정의 원칙> 제목 중 '의'가 눌려서 작아진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또한 원래 표지에도 '결정'을 뜻하는 DECISIONS가 넓은 자간에 나이트 앞뒤로 배치되어 있는데, 그 디자인 요소를 참고하여 표현해봤다.
또한 제목의 서체는 무게감, 강조하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전반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으나 펜촉과 겹쳐진 영어철자 중 'O'가 너무 이질적인 느낌이라 패스.
3안.
1안에서도 활용했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서명을 배경질감으로 넣어 디자인하였다.
서명을 대각선으로 배치하여 재미있는 레이아웃을 구성해보고자 했다.
또한 나눔명조 서체를 활용하여 진지한 느낌을 풍기는 디자인으로 완성하였다.
4안.
마지막으로 내가 제출한 시안이자, 가장 임팩트 있는 시안인 4안.
만년필 펜촉을 집중적으로 검색하던 중, 이렇게 커다랗게 확대해둔 이미지 소스를 찾을 수 있었다.
사실 이 시안을 작업하는 내내 약간의 죄책감이 느껴졌다.
이미지의 힘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디자이너로서 숟가락을 얹는 느낌이랄까..?
'디자이너가 이렇게 소스만 활용해도 되나?'하는 죄책감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과제를 가장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요소여서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펜촉의 끝 부분에는 DECISIONS 영어를 고전적인 서체로 표현해 만년필로 쓴 듯한 느낌을 유도했다.
또한 타이틀에는 속도감, 무게감이 느껴지는 한글 서체를 활용하여 주목도를 높이고자 했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제출한 <결정의 원칙> 책 표지 디자인 Before&After.
어려움도 많았지만 고민하는 시간과 스케치하는 시간들이 매우 즐거웠던 과제였다.